해산물 유통은 왜 어려운가?

전라남도에서 해산물 도매를 5년째 해오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다. "왜 해산물은 유통이 이렇게 복잡해요?" 처음엔 대충 설명하고 넘기곤 했는데, 요즘은 오히려 이 질문이 반갑다. 모르면 당하기 쉬운 게 해산물 유통 시장이고, 알면 알수록 왜 조개모아 같은 업체가 필요한지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. 해산물 유통이 어려운 이유는 단순히 "신선도 때문"이라는 한 마디로 정리되지 않는다. 그 이면에는 경매 타이밍, 산지와 소비지의 거리, 냉장 물류 인프라, 그리고 가격 변동성이라는 네 가지 구조적인 문제가 얽혀 있다.
먼저 경매 이야기를 해야 한다. 해산물은 농산물과 달리 잡히는 양이 날씨와 조류에 따라 매일 달라진다. 어제 광어가 넘쳐서 1kg에 8만원이었다고 해서 오늘도 그 가격이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. 조개모아는 전라남도 현지 경매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,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. 경매장은 보통 새벽 4시에서 6시 사이에 열리고, 그 짧은 시간 안에 어떤 물량을 얼마에 가져올지 즉석에서 판단해야 한다. 중간 브로커를 끼면 편하긴 하지만 그만큼 마진이 붙고, 결국 최종 소비자 가격이 올라간다. 우리가 직접 경매에 참여하는 건 단순히 싸게 사려는 목적이 아니라, 물량 품질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. 대게 1kg을 20만원에 공급하면서도 마진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이 경매 참여 구조 덕분이다.
산지직송이라는 말도 사실 쉽게 쓰면 안 되는 단어다. 전라남도 산지에서 서울이나 부산, 강원도까지 해산물을 살아있거나 선도를 유지한 채로 보내려면 냉장 탑차가 필수인데, 차량 한 대로 전국을 커버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. 조개모아가 대형 탑차를 10대 이상 운영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. 예를 들어 조개 1kg을 10만원에 주문받았을 때, 전국 어디든 5만원의 배달비로 다음날 새벽 배송이 가능한 건 차량과 루트가 미리 짜여 있어서다. 탑차 한 대가 동선을 잘못 짜면 배송 중에 수온이 올라가고, 그게 곧 품질 클레임으로 이어진다. 10대를 굴리면서도 루트 설계에 이렇게까지 신경을 쓰는 이유는 한 번 선도 문제가 생기면 거래처 하나를 잃는 게 아니라 신뢰 자체가 무너지기 때문이다.
가격 변동성 문제는 사실 소비자보다 도매 업체가 더 피부로 느낀다. 우럭 2kg이 29만원인데, 이 가격이 한 달 뒤에도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말할 수 없는 구조가 해산물 시장이다. 어획량이 줄면 산지 경매가가 오르고, 반대로 특정 시즌에 물량이 폭발하면 가격이 급락한다. 중간에서 이 리스크를 흡수하는 게 도매 업체의 역할인데, 5년 동안 전라남도에서 유통 총판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건 이 가격 변동을 어느 정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경험치가 쌓였기 때문이다. 단순히 오래됐다고 되는 게 아니라, 경매 데이터와 계절별 어획 패턴을 내부적으로 축적해온 결과다. 광어 1kg이 12만원, 대게 1kg이 20만원이라는 가격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.
결국 해산물 유통이 어려운 이유는 신선식품 특유의 시간 압박, 가격 예측 불가능성, 물류 인프라 구축 비용, 그리고 직접 경매 참여 역량이 전부 맞물려야 한다는 데 있다.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어딘가에서 반드시 품질 문제나 가격 불안정이 터진다. 조개모아가 전라남도 해산물 도매 1위 자리를 5년간 유지하고 있는 건 이 네 가지를 동시에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. 조개, 광어, 우럭, 대게를 포함한 각종 해산물을 전국 어디든 배송할 수 있는 체계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말이다. 해산물 유통을 알면 알수록, 이게 얼마나 까다로운 업인지 실감하게 된다.